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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책자료

12일 정오, 경기도 파주시 검산동 한무리교회(임봉혁 목사)엔 장애인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와 선교단체,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모였다. 올 7월 한무리교회 바로 옆에 문을 여는 예온교회를 축하하기 위해서다. 예온교회는 장애인을 위한 교회로 ‘밥풀떼기’ 김정식(52) 목사가 담임을 맡는다. 김 목사는 내친김에 예온교회 건물의 일부를 발달장애아 대안학교인 참빛학교에 내줄 생각도 갖고 있다. 장애인 관련 부탁은 도저히 거절을 못하겠다는 게 이유다. 그에게 장애인은 곧 예수님이다.

김 목사가 장애인 사역을 한 것은 올해로 10년을 훌쩍 넘겼다. 2007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니 목사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해온 셈이다. 하지만 장애인 사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. 힘들게 사역을 이어갔지만 장애아들은 변화될 줄 몰랐다. 보람은커녕 상처만 깊었다. 그때 장애인 방송에 출연한 예빛선교단의 고지혜 자매를 만났다.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봤던 것. 자신의 신세타령이 너무나 부끄러워 펑펑 울었다. 가슴에 깊이 파였던 상처는 저절로 회복됐다. 고씨는 두 달 뒤 예온교회 전도사가 된다.

김 목사는 원래 교회를 다녔지만 이름뿐인 집사였다. 그러다가 1998년, 미국 유학 중에 기도가 하고 싶어졌다. 하지만 기도 방법을 몰랐다. 그저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“하나님, 저 구름 예쁘죠?”라고 말하는 식이었다. 그러다 급박한 상황에 맞닥뜨렸다. “하나님, 잘못했습니다”란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왔다. 눈물이 쏟아졌다. 지금까지 당당하게 지내왔다고 자부했던 모든 삶이 죄스러웠다. 몸도 주체할 수 없었다. 남의 집 아파트 잔디밭을 자기 집 앞마당처럼 뒹굴었다. 1998년 10월, 회심의 순간이었다. 귀국 후엔 장애인 방송 프로그램을 맡는 등 장애인 사역을 시작했다.

예수님을 믿고 나서 그가 깨달은 것이 있다.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것. 버스는 물론,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기도를 한다. 특별한 기도제목이 있으면 2∼3시간만 자더라도 기도할 정도다. “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몇 시간 동안 얘기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잖아요. 저에겐 기도가 재미있어요. 눈만 뜨면 기도하죠.”

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그는 눈물이 많아졌다고 했다. 물론 슬프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다. “저는 감동을 잘하는 편입니다. 다른 사람이 기도하는 걸 들으면서 감동해서 울고, 감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감동해서 울고. 어쩌면 눈물을 참는 게 제 일과라고 할 수 있어요.”

그는 지난주 코미디계 선배인 한무씨 아들 결혼식에 다녀왔다. 결혼식에 온 연예인들에게 비쳐진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했다. 버스를 타러가다 말고 신당동 골목을 찾았다. 가장 좋아한다는 2500원짜리 우동이 생각나서다. 그런데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. 그 순간 그는 비참했을까. 아니다. 오히려 동료 연예인들이 누리지 못하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는 “요즘엔 아예 내 이름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”고 고백했다.

과거처럼 화려한 세상의 조명은 없지만 묵묵히 장애인을 섬기는 그의 모습에서 스타가 아닌 진정한 목회자의 모습을 본다.

파주=김성원 기자 kerneli@kmib.co.kr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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